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밀번호찾기 

평화 통일 생각, 북녘 생각

제목

박대통령의 통일관, 역사관에 대한 분석

"통일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역사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입니다."

 

"중심을 잡지 못하는 그래서 결국 사상적으로 지배를 받게 되는 그런 기막힌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2015년 11월 5일 통일준비위원회에서의 박근혜 대통령 발언

 

통일을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2014년 11월 15일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출범하였다.  그 통일준비위원회에서 며칠 전 박대통령이 한 말이다. 

 

우선 통일준비위원회에 대해서 말해보자.  규정 제1조(목적)을 보면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통일 추진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며, 민·관 협력을 통하여 한반도 통일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하여 대통령 소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둔다."로 되어 있다.  

 

통일 준비는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우리 정부의 통일 추진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과 정부가 서로 협력을 하면 통일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데 충분한가? 중요한 한 가지가 빠졌다. '평화통일을 어떻게 이루겠다고 하는 것이 빠졌다. 제1조에서 말한 한반도 평화통일은 어떤 통일인가? 북한 당국과 어떤 교섭이나 소통 없이 통일을, 평화 통일을 이룬다고 한다면 이북이 망하기를 기다리거나 우리 이남에 평화적으로 흡수되는 통일을 말하는가? 가만히 있으면 통일이 되니, 통일되고 난 뒤의 문제만 거론하면 된다는 뜻인가? 

 

이런 상황에서 북쪽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한 들, 이북에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지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겠는가?  이 정권의 파워 엘리트들 중 실세들은 이북을 진정한 민족통일의 동반자라든지, 대화와 협상의 파트너로 진정 인정하고 있는 지 묻고 싶다. 한쪽으로만 경도된 사람들의 말처럼 북한 당국을 반대, 배격하고 북한 주민들을 불쌍하게 여기면서 대결정책을 펴면 남북의 평화통일은 오는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 역학관계, 국제법 등을 고려하면 그들이 생각하는 이북의 이남으로의 흡수는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휴전선 이북에 정치적 권력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들을 대화의 상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학교에서 나와 생각이 통하고, 내가 믿음이 가는 사람하고만 대화하라고 하지 않는다. 비록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내가 못마땅하더라도 대화와 교류를 통해 서로를 인정하고 평화적인 관계를 맺어라고 한다. 대화에는 좋은 상대, 나쁜 상대가 있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하다보면 공감대가 형성대고 좋은 상대가 되는 것이다. 대화가 없으면 항상 나쁜 상대로 남아있게 된다.

 

이북 사회의 특수성과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잘 알아야한다. 그래야 이북과 대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이북은 수령 중심의 사회주의 체제이다.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거쳐서, 현재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의 최고 지도자이다. 이북의 핵에 대한 관심은 한국전쟁 때 연합군(미군)의 핵 사용 고려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북의 김위원장의 목표는 외세로부터 이북 체제를 지키고, 부강한 나라와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이루련느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동안 켜켜이 쌓여온 북미 간의 불신 상태를 걷어내지 못한 상태에서는 협상은 주고받기, 즉 행동 대 행동이여야 한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체 확립 그리고 국제적인 제재 해제 및 경제 지원이 단계별로 맞물려 가야 한다. (이탤릭체 부분은 2018 평양 정상회담 이후 수정한 부분임.)  지금 주어진 현실 속에서 지금 현재의 이북 정권과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하지 않는가? 그러자면 역지사지의 자세가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대화를 제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화를 이북이 수용하도록 하는 전략적 사고와 판단이 필요하다. 우리 일방의 대북 정책을 밀고 나간다면, 그야말로 우리의 수사(말잔치)에 거치고 말 것이다. 결국 이북이 우리의 제안에 진정성있게 다가오지 않아 그렇다고. 그래서 2007개정보다 2009개정에서 중학교 도덕 교과서에서 북한 단원이 대폭 축소된 배경에는 이러한 일방적인 관점이 어느 정도 전제되어 있지 않나 싶다.

 

박대통령의 말, "통일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역사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입니다."을 곱씹어보자.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은 올바른 역사 이해에서 온다. 올바른 역사 이해란, 과거 역사에서 자랑스러운 부분은 자랑스럽게, 부끄럽거나 부정적인 부분은 다시 반복않겠다는 다짐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 역사가 자랑스러운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독립운동을 하고, 초대 정부의 수반으로서 나라의 기틀을 다진 것은 자랑스러운 것이나,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하고, 친일경찰, 친일군인, 친일 관료들을 그대로 지도층으로 보호해 온 것, 그리고 독재 정치로 4월혁명(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것은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의 그림자로 남아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개발에 전력해서 지금의 우리의 풍요로움의 토대를 마련해 준 그 추진력과 열정은 자랑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인혁당 사건 처럼 박정희 독재 정부에 반대하는 많은 민주 인사들을 억울한 누명을 씌워 죽이거나 고통스럽게 했다. 그것은 부끄러운 역사이다.

 

한국전쟁(6.25전쟁) 전에 작은 남북간의 군사적 충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언급했다고 해서 한국전쟁이 남북한 공동책임이란 것은 아니다. 모든 교과서에서 한국전쟁(6.25전쟁)은 북한이 일으켰다고 언급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역사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은 하나의 가치 혹은 한가지 방향으로의 설득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를 둔 다양한 관점과 해석들이 어울리면서 학습자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할 때 가능한 것이다. 학생들과 국민의 판단력과 성찰력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하나의 관점, 하나의 가치를 설득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현실성과 교육의 정합성이 결여되어 있다.

 

더구나 통일 한반도는 이북 사람들과의 어울림으로 더 다양한 가치와 생활방식이 어울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관점에서 사실을 해석하는 것을 확신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관점 혹은 다른 관점과 대화하면서 자신의 관점을 더욱 정교화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박대통령이 추진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역사 교과서 집필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교육과정과 교과서 집필 기준을 학문적, 교육적 논리에 맡겨 꼼꼼하게 정립하고, 그에 따라 교과서 검정이 이루어진다면 왜곡된 혹은 편향된 역사 교과서 출판을 충분히 배제할 수 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 과정도 독단적이고 자의적이다. 자신이 서 있는 이념적 좌표가 균형적 중립이라고 어떻게 단언하는가?  토론을 통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민주적 절차 위반이다. 현재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절차도 목적도 모두 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다.

 

정부가 토론에 자신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국민의 토론 능력을 믿지 못해서인지 알 수는 없다. 어쩌면 "토론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며 나의 결정이 옳기 때문이다."라는 입장을 굳게 지키고 있는 지도 모른다.    '나는 맞고 상대는 틀렸다.'  '나의 의견을 수정할 수 없다.'  '나와 다른 의견은 틀린 것이다.'와 같은 것은 우리가 가져서는 안되는 흑백논리라고 학교에서 아이들이 공부한다.

 

박대통령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사상적으로 지배받을 수 있다."고 한 것도 나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다양한 민족과 가치가 존재하는 미국 사회가 외부 세계로부터 어떤 사상으로 지배를 받을 수 있는가? 오히려 다양성이 잘 조절되는 사회가 더 중심을 잘 잡고, 사상적으로 균형과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보편적,객관적 기준을 지키면서 다양하게 서술된 교과서로 각자 공부한 학생들은 물론 한 학교로만 보면 하나의 교과서인 것이지만, 그들이 졸업하고 상급학교로 진학하고, 또 사회로 진출하면 다른 교과서로 공부한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고 함께 일을 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아직 자유롭고 허용적인 이념 논쟁을 위한 제도적, 문화적 여건이 미약하기에 역사 교과서 자유발행제로 가는 것은 시기장조인지 모른다. 정부 당국이 이념적으로 편향되 교과서가 나올 것으로 걱정이 되면 역사 교과서는 검정 기준을 치밀하게 만들어지도록 하고, 다양한 구성과 강조점을 가진 검정 교과서가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역사 전공자가 반대하고,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고지되고 이 정부에서 추진될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학교에서는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우더라도 매우 권장하고 있는 토론 수업 및 협동학습을 하게 되면 학생들 스스로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테니 말이다.

 

나는 통일과 북한을 공부하는 첫 수업 시간에 늘 학생들에게 말한다.

"너희는 통일을 반대해도 된다."

"나(선생님)의 의견을 너희에게 강요하지 않겠다."

"다만 지금까지 가졌던 모든 생각과 판단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자."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사실을 받아들이고, 친구들과 대화하고 토론하자."

"나는 너희 각자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다."

그렇다고 학생들의 모든 판단을 방임으로 내버려 두자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교육과정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일련의 수업과 활동을 통해서 교육과정에서 핵심 준거로 제시하는 목표를 달성해가면 되는 것이다. 다만 그것을 교사의 교화나 설득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수평적 대화와 토론의 과정을 거치다보면 학생들이 스스로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판단력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교사는 학생의 가능성을 이끌어내어 그 가능성을 스스로 현실화하도록 도와주고 촉진해주는 존재인 것이다.

 

 

 

 

0

추천하기

0

반대하기

첨부파일 다운로드

등록자심근석

등록일2015-11-07

조회수1,957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밴드 공유
  • Google+ 공유
  • 인쇄하기
 
스팸방지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