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하나가 돼 메달을 따면 더욱 큰 메달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명사수 김성국(31) 선수가 남긴 말입니다.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진종오)이 금메달을, 북한(김성국)이 동메달을 딴 것을 빗댔습니다. 진종오 선수 또한 김성국 선수에게 “형 보면 친한 척 해”라고 했다는군요.
남북 선수들이 리우에서 보여준 우애에 우리 네티즌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12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김성국 선수의 발언은 10일(한국시간) 50m 권총 결선 경기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왔습니다. 그 경기에서 진종오(37) 선수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김성국 선수 또한 깜짝 투혼으로 조국에 동메달을 안겼습니다.
그는 “제가 오늘 3등을 했는데 아쉽다고 생각한다”면서 “1등이 남조선, 2등이 베트남, 3등이 북조선인데 우리 하나가 돼 메달을 따면 더욱 더 큰 메달이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통일이 되면 1등과 3등이 조선의 것으로서 더 큰 메달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김성국 선수의 통일 발언은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이례적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올림픽 현장에서의 남북 선수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합니다.
앞서 진종오 선수는 리우 현지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상식장에서 김성국 선수를 짧게 만났다”면서 “많은 얘기는 못했지만 ‘앞으로 형 보면 친한 척 해’라고 농담을 건넸다”고 했습니다.
우리 네티즌들은 김성국 선수의 의젓한 발언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남북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보여준 우애에도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올림픽 정신이죠. 정말 보기 좋습니다.”
“아흑, 난 북한 사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 왜 울컥한 거지?”
“북한 선수의 저 발언에 큰 박수 보냅니다.”
“핏줄은 하나죠.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어서 통일이 됐으면 좋겠네요.”
“북한 김성국 선수의 멋진 발언, 짝짝짝!”
이런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인터넷에서는 진종오 선수가 금메달을 딴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했다는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경견(競犬) 장에서 개들이 일제히 앞으로 뛰어나가고 있는데 뒤에서 아직 뛰어나오지 않은 치타를 포착한 사진인데요. 진종오 선수가 50m 권총 결선에서 첫발을 6.6점에 쏘고도 올림픽 3연패를 이룬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기발하네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