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사동맹 재조정 필요성(by 셀리그 해리슨)

출처 : 한겨레신문. 2002년 1월 20일.

한․미 군사동맹 재조정 공약 포기해선 안됩니다.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친애하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님!

저들의 압력에 밀려 한-미 군사동맹을 재조정하겠다고 한 공약 이행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의 불평등한 동맹 관계가 유지돼야 기득권을 누릴 수 있는 한국과 미국의 유력자들이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기분에 맞춰주라고 당신에게 압박을 가할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당신 편입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지난 이제 한-미 동맹의 핵심과제가 더는 북한의 남침 저지가 돼서는 안 되며, 오히려 남북한 화해를 촉진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소련과 중국의 전초 구실을 했을 때 군사동맹이 됐습니다. 미국으로서 한-미 군사동맹은 지구적 차원의 냉전 봉쇄전략의 일환이었습니다. 한국으로서 미군이란 군사적 방패는 무엇보다 북한의 또 다른 공격을 막는 데 필요했습니다. 한-미 동맹 체결의 본래 취지는 냉전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그 정당성을 점차 잃게 됐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동맹국이라는 예전 역할 대신 남북의 긴장해소를 추구하는